와인 블렌딩, 집에서도 해볼만
보통 입맛에 맞지 않는 와인은 샹그리아로 만들어 마시는데, 문득 집에서도 서로 다른 품종의 와인을 블렌딩해서 마셔볼까? 했다. 결과적으로.. 이거 나쁘지 않은 방법이네요. 이제 입에 맞지 않는 와인을 마실 수 있는 방법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원래 와인은, 특히 제가 좋아하는 보르도 와인은 숙성 후 병입 전에 블렌딩을 하죠(포도 품종과 블랜딩). 같은 이름의 와인도 매해 병입 시마다 블렌딩 비율이 조금씩 다르다고 알고 있습니다.
와인을 즐기긴 하지만, 사람마다 이상하게 본인의 미각과 잘 친해지지 않는 품종이 있을텐데, 전 유독 까르미네르 품종 와인이 그렇습니다. 시큼한데다가 풀바디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밖에 표한할 길이 없는.. 저로서는.
그런데, 요즘 같이 추석 명절을 앞둔 시점에선 와인 선물세트가 들어 오곤 하죠. 마트나 백화점에서 명절 선물세트로 나오는 것들의 비극은, 대체로 선물세트에 2병이 들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도대체 거기에 왜 있는지 존재 이유를 알기 어렵다는 데에 있습니다. 제겐 까르미네르가 그렇습니다.
이번 추석에도 선물을 받았어요. 매번 와인을 선물해 주시니 고맙죠. 근데, 작년에 2007 빈티지를 처음으로 마셔 봤던 콘차이 토로, 그란 레세르바 까르미네르 (Concha y Toro, Gran Reserva Carmenere)가 또 들어 있더군요. 2009 빈티지로요. 한 잔은 그냥 마셨습니다. 09빈은 좀 다를 수도 있으니까요.
근데 여전히... 제겐 힘들어서 홈플러스의 초저가(6,900원) 와인이지만, 현재까지 저가 마트 와인 중 가격 대비 퍼포먼스 최고라고 할 수 있는 리오 부에노 까베르네 소비뇽(Rio Bueno Cabernet Sauvignon) 과 섞어 봤습니다.
비율은 그란 레세르바 까르미네르:리오 부에노 까/쇼=1:2로. 결과는 마실만 합니다. 이제 입에 맞지 않는 와인, 굳이 샹그리아라는 마지막 선택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요.
집에서 하는 와인 블렌딩.. 해볼만 하네요, 고급 와인이 아니라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