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의 원점, 이익이 없으면 회사가 아니다 - 이나모리 가즈오(2009)

일선 경영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Q&A)의 책
이 책은 회사는 망하지 않아야할 뿐만 아니라, 이익을 내서 직원과 그 가족의 행복에 기여해야 한다는 기업가의 사명을 얘기하고 있다. 그것도 매출액 대비 10% 이상의 이익을.

이처럼 이 책 전반에 걸쳐 이나모리 가즈오는 세전이익률(책에서 이 용어를 쓴다.. 영업이익률인지 경상이익률인지 좀 불명확하나, 영업이익률로 이해하면 될 것임)이 10%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심지어는 "매출액 대비 세전이익률이 10%가 안 된다면 사업을 때려치우십시오"라고 세이와주쿠에서는 말해왔다고 밝힌다.

이는 아마도 교세라를 세운 첫해에 세전이익률 10%에 해당하는 이익을 냈었고, 또 교세라 창업 때 투자자 중의 한 사람인 니시에다 이치에氏가 자신의 집터를 담보로 1,000만 엔을 빌려 주어서 그것을 하루라도 빨리 갚고 싶은 마음이 앞섰던 것 같다. 그리고 그는 '다들 숱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누구보다 밤낮 없이 제품을 만드는데, 이익률이 은행 금리 정도라면 창피한 일이지 않느냐며, 적어도 은행 금리의 2배인 10%는 되어야 한다'고 역설.

왜 고수익 기업이어야만 하는가? 에 대해서는 책 맨 뒤 에필로그에 5가지로 요약. 1. 기업의 재무 체질이 튼튼해진다. 2. 회사를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다. 3. 높은 배당으로 주주에게 보답한다. 4. 주주에게 자본이득을 안겨준다. 5. 새로운  사업을 할 때 선택폭이 넓다. 라고. 뭐.. 다 맞는 얘기. 좀 피상적인 얘기일 수 있으나, 곰곰히 생각해 보면.. 중요한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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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특히 재미있었던 부분은 중소기업이야 말로 사업 다각화를 해야 한다는 것. 왜냐하면 철강회사나 자동차회사처럼 충분히 큰 시장에서 사업을 하는 player라면 한 가지 사업만으로도 계속 발전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의 경우 시장이 한정되어 있어서 언젠가, 곧 한계에 부딪히기 때문에 회사를 더 키우려면 반드시 새로운 사업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

다각화의 제 1 전제조건은 '기존 사업을 고수익 체질로 만들어, 향후 다소 손실을 입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 재무구조를 튼튼하게 하는 것'이라고.

그리고 새롭게 진출한 사업의 경쟁상대는그 분야의 전문기업인 경우가 많으며, 대개 그 일에 목숨을 걸고 있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고.

기존 사업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기에도 벅찬데, 새롭게 시작하는 사업까지 순작적으로 판단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고, 그래서 경영자들 대부분이 일에 쫓겨 그 판단을 남에게 맡기기 쉽다고. 하지만 사업을 넓히다가 모희사마저 무너지는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강조.

그래서 그는 '유의주의(有意主意)'의 정신을 강조한다(사실 언뜻 그 의미가 와 닿지는 않는다). 즉, '뜻을 가지고 뜻을 기울이라'는 의미라고. 목적을 가지고 모든 의식과 신경을 대사에 집중하라는 말이고.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주의를 기울이고 의식을 집중해서 판단하라는 것. 다각화에 성공하려면 아무리 바빠도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것.

정말이지 모든 중소기업 경영자의 고민은 이게 아닐까 싶다. 그냥 있자니, 시장은 점점 작아지고, 다른 쪽으로 손을 대자니, 리스크가 눈에 보이고.

사업 영역을 넓히는 것은 경영자의 역량뿐 아니라 회사 전체의 자원을 분산시키므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연관된 사업일 때 다각화를 추진하라고.

또 다각화에 한 번 성공했다고 우쭐해 하지 말고. 대부분의 회사가 첫번째 다각화에 성공하면 예상치 못한 위기가 찾아 오는데, 이는 대부분 경영자가 성공에 젖어 우쭐해하기 때문이라고.

또, 일반적으로 해외 진출할 때는 가장 우수한 직원들을 파견하는 것이 상례인데, 이나모리 가즈오의 경우, 해외에서 실패하더라도 본사가 튼튼하면 살아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본사를 베테랑 직원에게 맡기고 대신 젊은 직원들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다고.

경영자라면 누가나 자회사를 만들고 싶어 하는데, 신규 사업을 모회사와 분리시키면 경영자의 역량이 분산되고, 모회사 직원들은 자회사를 다른 회사로 여기기 쉬우니, 안이하게 신규 사업을 모회사와 분리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기존 직원들은 '우리 회사는 낡고 진부한 회사가 아니라 최첨단 기술을 자랑하는 하이테크 기업이다'라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어, 기존 사업을 포함해 회사 전체가 활성화되고 모든 직원이 신제품과 새로운 사업에 뛰어드는 체제를 만들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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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2년째에 입사한 고졸사원 11명이 갑자기 혈서까지 내보이며 급여 인상과 성과급 보장을 요구하며 단체교섭을 해 왔는데.. 이를 진정시킨 후 "회사는 무엇을 위해 존재할까?"의문이 들었고, 고심 끝에.. "회사는 기술자인 내 꿈을 이루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과 그들의 가족을 지켜주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 때부터 나는 나만의 기술을 세상에 알리는 무대를 미련 없이 버렸습니다. 대신 전 직원의 행복을 추구하며, 인류와 사회의 진보 및 발전에 공헌하는 것을 교세라의 경영이념으로 정했습니다."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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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놓고 한동안 안 읽던, 아니 정확하게는 안 읽히던 책이 어느날 갑자기 읽힌 케이스. 처음엔 너무 뻔한 얘기들만 가득해서 시시했었는데.. 어느 순간 구구절절 내 마음에 와 닿았음. 연이어 역시 사 두고 안 읽은/읽고 있는 아메바 경영을 읽어야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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