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황혼(Götterdämmerung) -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4편

드디어 마지막 편!


<1막>
하겐 역이 하겐스럽지 않다. 너무나 점잖은~
군터는 기생 오라비 같고. 혹은 게슈타포 같기도.

하겐이 꾸민 간계의 종점은, 반지는 하겐의 것이라는 건데...

하겐은 바로 알베리히의 아들!
(알베리히의 아들이 어떻게 군터의 이복동생인지 이해가 안됨.)

<2막>
이야기의 전개가 빠른 2막.
흥미진진함.

이 모든 게, 군터와 함께 궁으로 온, 브륀힐데가 지그프리트의 손에 끼워져 있는 반지를 보고는, 이거 뭔가 이상하고... 여기에는 간계가 있음을 짐작하고는 모두를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모든 등장인물들은 멘붕이됨. 이 간계의 설계자인 하겐만 빼고.


결국 지그프리트는 또 다른 맹세 - 만약 자신이 결백하지 못하다면(브륀힐데에게와 군터에게) 하겐의 창날이 자신을 찌르리라 맹세 - 를 하게 된다.

2막의 교훈: 맹세를 함부러 하지 말자. 아니, 맹세는 하지 않는 게 상책.

<3막>
지그프리트가 죽은 후, 반지를 놓고 하겐과 군터... 서로 자기가 반지를 차지한다고 다투는데, 사람이 얼마나 그럴싸하게 저신을 대변하게끔 상황을 해석하고 궁색한 핑계를 댈 수 있는지를 하겐과 군터로부터 알 수 있다. 현실에서도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런 '시나리오'가 곧잘 만들어진다. 정치권은 말할 것도 없고, '정치' 행위를 하는 모든 조직과 집단에서는.

<기타>
- 눈에 띄는 가수가 없다. 그나마 구트르네, 참 천진난만하게 나옴. 그리고 지그프리트는 여전히 바보같은 연기를 순진하게 잘한다. 

- 르파주의 무대는 뒤로 갈 수록 점점 더 세련되고, 24개의 기둥은 무대를 표현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듦.
<한편>
- 이 라인의 황금부터 신들의 황혼까지, 4편을 축약해서 한 편의 가극으로 재탄생시킬 용감하고 위대한 작곡가 어디 없을까? 너무 길다. 이 메트 시리즈 4폄만 해도 총 15시간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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