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다차, 주말 농장 겸 별장 문화


러시아 말로는 Дача, 영어로는 Dacha, 우리는 다차라고 부른다.
(다차에 대해서 서핑 좀 하다가 정리해 본 것입니다. 대부분 오래 전에 쓰여진 것들이네요. 최신 자료가 있으면 좋겠는데요..)

다차란?
다차란 통나무로 지은 집과 텃밭이 딸린 주말 농장이다. 러시아인은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저녁까지 이곳에서 2박3일 간 기거하며 농사를 짓고 휴식을 취한다. 러시아 어느 도시든 도심을 잠깐만 벗어나면 다차가 줄지어 서 있다. 다차는 서방에서 보통 별장으로 알려져 있지만, 주말 농장이라는 말이 더 적절하다. 도시에 사는 사람 가운데 70% 이상이 다차를 소유하고 있으니, 러시아의 단면을 제대로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출처: 다차(Dacha)를 아십니까 『다차에서의 하룻밤이 러시아를 이해하게 만들었다』, 원문은 월간조선 2002년 7월호)

다차의 풍경
다차에서 그들이 하는 일이란 무엇일까요? 땅을 일구고, 그 땅에 감자, 양파, 마늘, 당근 등 야채와 열매나는 나무를 심고, 또 심어놓은 농작물을 보살필 뿐만 아니라 그들은 여가 생활을 즐깁니다. 가족과 함께 마당에서 한가로이 차를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우거나, 양념한 돼지고기를 마당에 불을 피워 바베큐를 합니다. 또 가족끼리 러시아식 사우나를 합니다 (장작불로 돌을 달군 후 자작나뭇가지로 돌 위에 물을 뿌려 거기에서 나오는 증기로 땀을 뺀다) 달빛이 흐르는 밤에 산길을 산책하거나, 햇볕에 누워 일광욕하며 책을 읽습니다. 러시아인들은 공기 신선하고 조용하며 한가로운 다차에서 지내는 시간들은 아주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출처: 러시아 다차 [체재형 주말농장, 클라인가르텐] ← 이 글이 원문인지는 불명확)
다차의 기원
현재 러시아 다차의 기원은 소비에트시절부터라고 볼 수 있다. 집단농장만으로는 충분한 음식이 공급되기 힘들었기에 소련시절의 주요한 국영기업, 산업 종사자들에게 땅을 나누어주었고 주말을 이용해 직접 경작을 해 식량부족을 해소하려고 하였다. 당시 다차가 위치한 토지는 국가소유였기 때문에 제한된 양 이상의 경작행위나 잔디를 심는다는 등의 행위를 할 경우 토지를 박탈당하기도 했지만 1가구당 1채의 다차를 허가함으로써 많은 수의 사람이 우리에게는 부의 상징인 별장을 가질 수 있었다. (출처: [세계의 창을 열고] 러시아인들의 주말농장 '다차')
현재의 다차 문화
현재 모스크바 인구의 50% 정도가 다차 생활을 즐기고 있다. 부자들은 그들 나름대로 다차를 즐기고, 없는 사람들은 없는 사람들대로 다차를 즐긴다. 그리고 먹고 살길이 막막한 사람들은 다차에서 먹을 것을 해결한다. 이렇게 계층에 따라 경제논리와 여가 생활 그리고 오락과 품위 같은 것들이 혼재되어 유지되는 것이 현재의 다차 문화다. (출처: '불량농부'가 만난 러시아 문학과 다차농업)
다차가 러시아에서 은행업이 발달하지 못한 이유가 되기도 했다고.
은행 산업이 발달하지 못한 이유는 사회주의 시절 유산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은행에 대한 신뢰 부족이 예금을 주저하게 했다면, 사회주의 시절 복지가 대출 비중을 줄였다. 과거 소비에트 시절 집 한 채와 개인 별장(다차) 한 채씩은 주었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처럼 주택담보 대출이 늘어날 여지가 없었다는 것이다.
주택을 소유했다는 점과 사회주의 문화는 직원들의 업무 태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모스크바 법인의 윤영선 차장은 “초기에는 직원들이 주말에 다차에 가기 위해 금요일 오후 근무를 할 수 없다는 건의도 했다.”면서 “한국에서처럼 성과급을 걸고 실적 향상을 독려해도 별로 성과가 없었다.”며 웃었다. 포상을 걸고 러시아 현지법인 고객 유치를 독려했지만, 반 년이 지나도록 한 건도 성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러시아 현지 문화를 알고 이들을 직접 이해하는 데 직원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러시아서 금융업 어려운 이유는)

한국에서 러시아식 다차 문화가 가능할까?
보편적인 문화가 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원래 우리의 생활 방식도 아니거니와, 러시아와 달리 우리 나라는 땅덩이가 좁고, 아파트든, 토지든 부동산을 생산 수단으로 보기 보다는 자산 내지는 재산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고, 또 남에게 과시하거나 체면을 중시하는 성향 때문에 오히려 별장이 앞으로더 더 성행할 듯.

다만, (러시아의 경우와 달리) 경제적인 여유가 되거나, 도시 인근이나 주말에 다녀 올 수 있는 거리에 나이 드신 부모님이 기거하고 계신다면 또 경작과 DIY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해볼 만한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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