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집, 집에 대한 로망을 터치하다.

내가 땅콩집이라는 단독주택을 알게 된 건, 지난 5월 14일 KBS 2FM 황정민의 FM 대행진에서 '두 남자의 집짓기: 땅부터 인테리어까지 3억으로'라는 책이 소개되는 것을 듣게 되면서 부터이다.

(출처: YES24)

그래서 땅콩집에 대해 구글링해서 트윗도 하고.
(트윗 속 링크는 땅콩집 구경하기이다)


책도 주문해서 읽고.. 나와 함께 아내도 읽고.

다소 의외였던 건, 아내의 반응.. 매우 긍정적이었다. 이유는 단독주택은 관리비가 많이 드는데, 이 땅콩집은 매우 합리적인 수준이라는 점, 그리고 아이들에게 마당을 제공할 수 있다는 데에 크게 공감했다고.

나 같은 경우에는, 단독주택에 살면 소소한 집안일꺼리가 있어 가족과 함께하는 주말이 즐거울 것 같아서이다. 아파트에서 남자가 할 수 있는 집안일이 많지 않다. 겨우 욕실 환풍기 교환, 욕실 변기의 실리콘 보수 정도.. 이 마저도 대부분 외부의 집 보수 업체에 맡기는 게 일반적이다.

내친김에 일단 잘 지은 단독주택 단지의 대명사라는 용인 양지 발트하우스와 지산 발트하우스를 다녀 왔다.

(사진 출처: jaee.net)

양지 발트하우스의 경우 이미 3단지까지 입주가 다 되어 있고, 실제로 거주하고 있어서 경제적인 여유만 된다면 당장이라도 들어 가서 살고 싶은 곳으로 매우 훌륭했다.

지산 발트하우스의 경우, 아직 단지 조성이 다 되지 않았고, 살고 있는 가구가 몇 안 된다고 한다. 하지만 양지 발트하우스보다 (비전문가인 내가 보기에는) 땅은 더 좋아 보인다. 완만한 경사지에 위치하고 있고 시야가 확 트여 있다.

땅콩집 네이버 카페에도 가입해서 게시물들을 찬찬히 읽어 보았고, 그 뜨거운 관심과 형편만 된다면 단독주택에서 살고 싶은 로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땅콩집이 세인들의 관심은 방송까지 타게 하였다. MBC스페셜 519회(2011-06-03) 둘이서 집 짓기, 땅콩집 이야기 (방송은 좀 미화하는 성격이 있어, 감안하고 봐야 하지만...)


소감1. 땅콩집과 관련하여 참 흥미로운 점은, 한 개인이 이러한 문화를 선도한다는 것이 사실 놀라운 일이다. 위 다큐 말미에도 이런 얘기가 나온다.


문훈(건축가): '통쾌한  게 하나 있는데 뭐냐하면 나라에서 만날 정책을 얘기하고 수없는 많은 학자들이 있는데, 사실 뭐 아무것도 하는 게 없잖아요. '안돼, 안돼' 이러는데 한 개인이 개인의 욕망에서 출발해서 나라를 생각하고 한 건 아니잖아요. 자기 개인의욕망에서 출발했지만, 그것이 어떤(뭔가를)만들었다는 데에서 되게 통쾌합니다.'

소감2. 대한민국의 모든 가정이 땅콩집에 살아서도 안 되듯이, 서울의 주거문화도 획일화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되었으면 한다. 우리는 '저급한' 아파트에서 살만큼 살았다. 어쩌면 지금은 과도기라고 본다. 단독주택 주거 비율은 좀 높아질 것이고, 고급 주거공간의 공급도 늘어날 것이다.

혹시 정부의 경제정책 중에 이러한 다양한 주거공간 공급에 걸림돌이 있다면, 시급히 개선해 가야 할 것이다.

소문3. 서울에서 어린 자식을 둔 직장인 가족이, 아파트를 버리고 3억짜리 땅콩집으로 '실제' 이사를 간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매우 어렵고, 큰 결정이다. 직장생활하면서 여태 모은 전 재산을 탈탈 털어서 가는 것이나 다름 없는데.. 용기와 가족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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